청킴제과, 연봉 3억 변호사가 빵을 굽게 된 진짜 속사정
청킴제과. 약수역 근처에서 스콘 하나로 전국구 줄을 세웠던 그 작은 빵집 이야기다. 생활의 달인에도 나왔고 JTBC에도 나왔고 샤이니 키도 다녀갔다. 그런데 2025년 2월, 갑자기 문을 닫았다.
사람들은 당황했다. “폐업이야?” “왜 갑자기?” 검색어에 ‘청킴제과 폐업’이 뜨기 시작했다.
여기서 의심이 시작된다. 왜 잘 되던 가게를 접었을까. 그리고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엄마 꿈을 꺼내든 아들, 정말 꿈만으로 3억을 버렸을까
청킴제과의 시작은 아름다운 이야기처럼 포장되어 있었다. 미국 대형 로펌 홍콩지사에서 연봉 3억을 받던 변호사 정선녕. 그가 퇴사하고 15평짜리 빵집을 열었다는 스토리.
그런데 한 겹 벗기면 다른 그림이 보인다.
홍콩 로펌 시절, 뉴욕 본사 시간에 맞춰 매일 새벽까지 일했다고 했다. 오탈자 하나에도 잠을 설쳤다고 했다. 몸도 마음도 망가졌다고 했다. 퇴사는 ‘꿈을 위한 결단’이기 전에 ‘더 이상 못 버티겠다’는 도피에 가까웠다.
귀국 후 바로 빵집을 연 것도 아니었다. 영어유치원 원장으로 4년을 일했다.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야 베이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간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움직인다. 정선녕 대표가 원했던 건 뭘까. 어머니의 꿈? 아니, 그건 명분이었다. 진짜 원했던 건 ‘내 손으로 뭔가를 만들고 인정받는 삶’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변호사 시절 메일 한 통에도 이름 석 자 대신 로펌 이름만 남는 구조가 싫었던 거 아닐까.
결과적으로 그 욕망은 적중했다. 생활의 달인 출연 후 가게 앞에 줄이 생겼고, 본인 이름 세 글자가 ‘달인’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불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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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레시피라는 말, 어디까지가 진짜일까
청킴제과의 브랜드 스토리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어머니’였다.
스튜어디스 출신 어머니가 프랑스에서 디저트를 접했고, 동생의 일본 유학을 따라가 도쿄에서 2년간 프렌치 제과를 공부하고, 호텔 레스토랑에서 1년 실습까지 마쳤다는 이력. 이건 단순히 ‘엄마표 빵’ 수준이 아니었다.
그런데 정작 어머니는 매장에 나오지 않았다. 연세가 많아지셔서 어렵다는 설명이 전부였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경험담들을 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있었다. “어머니 레시피라길래 정이 갔다”, “엄마가 해준 맛 같다”는 감정적 리뷰가 대부분이었고, 정작 어떤 레시피가 어머니 것이고 어떤 게 본인 개발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브런치 인터뷰에서 정선녕 대표 본인이 말했다. “어머니의 치즈케이크, 당근케이크, 파운드케이크 레시피를 좀 더 현대적으로 발전시켰다. 제가 개발한 레시피도 접목시켰다.”
결국 ‘어머니 레시피’는 출발점이었지 현재의 메뉴 전체를 아우르는 건 아니었다. 대표 메뉴인 스콘의 비결은 특별한 밀가루와 발효 반죽이라고 SBS에서 밝혔는데, 이건 본인이 한국에서 독학하고 교육받아 만든 거였다.
어머니라는 서사는 브랜딩이었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브랜딩. 사람들이 빵 하나를 사면서 “효도”라는 감정까지 얹어갈 수 있게 만든 장치였다.
약수점 폐업, “갑작스런 운영상의 결정”이라는 문장 뒤에 숨은 것
2025년 2월 2일. 청킴제과 약수점이 문을 닫았다.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글은 이랬다. “갑작스런 운영 상의 결정에 사과드리며, 올해 하반기 새로운 곳에서 더욱 풍성한 메뉴로 만나뵐 수 있도록 쉬어가며 재정비하겠다.”
그런데 “갑작스런”이라는 단어가 이상했다. 사업자가 매장을 옮기는 건 최소 몇 달 전부터 계획하는 일이다. 임대차 계약, 인테리어, 인허가. 그런데 갑작스럽다고?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 임대료 문제. 약수역 상권은 생활의 달인 이후 유동인구가 늘면서 주변 임대료도 함께 올랐을 수 있다. 15평짜리 매장에서 스콘 하나 5,100원으로 버는 매출로 감당할 수 없는 선까지 왔을 수 있다.
둘, 더 큰 그림. 폐업 공지 직후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 지하 1층에서 팝업을 진행했다. 신용산역 아모레퍼시픽. 15평짜리 동네 제과점에서 대기업 건물 안으로 들어간 거다. 이건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라 이미 다음 단계가 준비되어 있었다는 뜻 아닐까.
인간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위해 현재의 좋은 것을 내려놓는다. “동네 제과점으로 함께 나이 들고 싶다”고 했던 말과 아모레퍼시픽 팝업 사이에는 간극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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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례품 시장을 노렸다는 흔적들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적힌 문구 하나가 눈에 걸렸다. “답례품 등 단체주문은 언제든 DM.”
소셜미디어 후기를 보면 결혼식 답례품, 회사 거래처 선물로 스콘 세트를 10박스 이상 주문한 사례가 여럿 나왔다. 청킴제과의 포장 박스와 쇼핑백은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했다. 워프앤우프라는 디자인 스튜디오가 브랜딩을 맡았고, 이건 단순히 빵을 파는 게 아니라 ‘선물할 만한 경험’을 파는 전략이었다.
한 개당 5,100원짜리 스콘이 6개 들어간 박스가 3만 원이 넘는데, 그걸 수십 박스씩 주문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빵지순례 온 개인 고객 한 명보다 답례품 단체주문 한 건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컸을 거다.
새 매장을 연다면 아마 이 답례품, 케이터링, 기업 납품 라인을 더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동네 제과점”이 아니라 “디저트 브랜드”로 업그레이드하려는 게 진짜 계획 아니었을까.
지금 청킴제과 스콘을 먹을 수 있는 방법
2025년 2월 약수점 폐업 이후, 공식 계정에서 “하반기 새 매장 오픈”을 예고했었다. 그런데 2026년 5월 현재까지 새 매장 오픈 소식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확인 가능한 건 이 정도다.
인스타그램 @chungkim_official에서 비정기적으로 스콘 세트 택배 주문을 받고 있었다. 배송 가능일을 피드로 공지하는 방식이었다. 주문은 DM 또는 전화(0507-1491-0522)로 가능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경험담을 보면, 택배 스콘을 받은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둘로 나뉘었다.
“냉장 후 먹으니까 매장에서 먹던 것보다 오히려 맛있었다”는 쪽과, “역시 갓 구운 게 아니면 그 촉촉함이 안 나온다”는 쪽. 공통적으로 나온 이야기는 “플레인 스콘보다 고구마 크림치즈 스콘이나 무화과 스콘처럼 속재료가 있는 걸 시켜야 택배로도 만족스럽다”는 조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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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것, 그 질문 뒤의 욕망
소셜미디어에서 청킴제과를 검색하면 반복적으로 나오는 질문들이 있었다.
“지금 영업해?” → 이건 단순한 정보 확인이 아니었다. 줄 서서 기다릴 각오까지 했는데 헛걸음하기 싫다는 불안. 한정된 시간 안에 확실한 경험을 얻고 싶다는 욕구.
“약과까눌레 아직 있어?” → 인기 메뉴는 오후면 소진됐다. “내가 못 먹으면 손해”라는 FOMO(놓칠까 봐 두려운 심리)가 그대로 드러나는 질문이었다.
“택배 가능해?” → 멀리 사는 사람들의 질문. 서울 한복판까지 시간과 교통비를 쓰기엔 부담인데, 그 맛은 경험해보고 싶다는 효율적 욕망.
“선물세트 예쁘게 포장해줘?” → 이건 맛이 아니라 체면의 문제였다. 받는 사람에게 “나 이런 곳도 아는 사람이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욕구.
이 질문들이 모여서 청킴제과라는 브랜드가 작동했다. 빵을 파는 게 아니라, 빵을 매개로 한 감정과 체면과 경험을 팔았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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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제과점으로 나이 들고 싶다”는 말은 진심이었을까
부로컬리 인터뷰에서 정선녕 대표는 이렇게 말했었다. “핫플 같은 공간은 지양해달라고 했다. 동네 분들이 필요한 걸 반영하겠다. 지역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공간이 꿈이다.”
그래서 소금 크루아상도 추가했다고 했다. 건너편 빵집이 문을 닫아서 동네 주민들이 식사용 빵을 구할 데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그런데 생활의 달인 출연 이후 줄이 생기기 시작했고, JTBC 슈퍼 크레이지 코리안에도 나갔고, 샤이니 키가 방문하고, 아모레퍼시픽 팝업까지 진행했다. 동네 제과점이 전국구 디저트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었다.
건너편 빵집 주민들을 위해 소금 크루아상을 넣었다던 그 마음은, 전국에서 몰려오는 빵지순례객들 사이에서 얼마나 유지될 수 있었을까.
솔직히, 인간은 인정과 성장을 원한다. 더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고, 더 큰 무대로 나가고 싶다. 그게 나쁜 게 아니다. 다만 “동네 제과점”이라는 겸손한 포장이 점점 실체와 멀어지고 있었다는 건 말할 수 있다.
새 매장이 어디에 열리느냐가 이 질문의 답이 될 거다. 다시 주택가 골목에 15평짜리로 열면 진심이었던 거고, 유동인구 많은 상업지구에 더 큰 규모로 열면… 뭐, 사업가로서 당연한 선택이겠지만.
주의할 점
청킴제과를 경험하고 싶다면 몇 가지 알아둘 게 있다.
2026년 5월 현재 약수점은 폐업 상태다. 새 매장 오픈 일정은 공식 인스타그램(@chungkim_official) 외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카카오맵이나 네이버 지도에 아직 “영업 중”으로 표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업데이트가 안 된 거다.
택배 주문도 상시가 아니라 비정기적으로 오픈된다. 인스타그램 팔로우해두고 알림 켜놓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가격은 스콘 한 개 5,100원 선으로, 동네 빵집치고 저렴하지 않다. 박스 세트로 사면 3만 원 이상 나간다. 맛은 보장되지만 가성비를 기대하고 가면 실망할 수 있다.
Q&A
Q1. 청킴제과 지금 영업해?
2025년 2월 약수점 폐업 이후 오프라인 매장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 새 매장 오픈 일정은 인스타그램 @chungkim_official에서 공지 예정이다.
Q2. 택배로 스콘 주문할 수 있어?
비정기적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콘 세트 배송 주문을 받고 있다. DM이나 전화(0507-1491-0522)로 문의 가능하다.
Q3. 가장 인기 있는 메뉴가 뭐야?
스콘(특히 무화과, 고구마 크림치즈)과 약과 까눌레가 투톱이었다. 크루키와 버터바도 인기가 높았다.
Q4. 답례품이나 단체주문도 돼?
된다. 최소 수량이나 금액 기준이 있을 수 있으니 DM으로 사전 문의하는 게 좋다.
Q5. 청사장은 진짜 변호사 출신이야?
미국 로스쿨 졸업 후 홍콩 소재 미국 대형 로펌에서 약 3년간 근무했던 게 맞다. SBS 생활의 달인(884회)과 JTBC 슈퍼 크레이지 코리안에서도 확인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