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짜장면 달인, 56년 경력 할아버지가 하루 3시간만 문 여는 진짜 이유

제천 짜장면 달인이 설탕 대신 넣은 그것

13살부터 중화요리를 시작한 사람이 있었다. 노창균, 현재 나이 69세. 경력 56년. 제천 서부동 대광식당의 주인이다.

이 사람이 짜장면에 설탕을 넣지 않는다. 대신 넣는 게 두 가지 있다.

누룽지를 웍에 넣고 죽처럼 푹 끓인다. 거기에 제천 사과를 채 썰어 함께 으깬다. 이걸 춘장에 섞는다. 제천은 해발이 높아서 일교차가 크고, 그 바람에 사과 당도가 유난히 높다. 설탕 없이도 단맛이 나는 이유가 여기 있었다.

방송에서 필셰프가 한마디 했다. “이 집 짜장면은 순수하다. 좋은 음식이다.” 그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게, 춘장과 누룽지죽을 함께 볶아내면 고소함과 은은한 단맛이 동시에 터진다. 인위적인 캐러멜 색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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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이 생긴다. 왜 하필 누룽지였을까. 밥을 태우면 감칠맛 성분인 메일라드 반응이 일어난다. 고급 프렌치 요리에서 브라운 소스 만들 때 쓰는 원리와 같다. 56년 전 시골 소년이 과학을 몰랐을 텐데, 몸으로 터득한 거다.

→ 관련글: 극한직업 옛날칼국수, 75년간 육수 없이 버틴 가마솥 한 그릇의 비밀 – 오래된 노포일수록 재료를 줄이는 방식으로 맛을 만든다는 공통점이 보인다.

하루 3시간만 장사하는 사람의 속마음

영업시간 11시부터 14시. 딱 3시간이다. 일요일은 쉰다.

사람들은 이걸 “장인정신”이라 포장한다. 틀린 말은 아닌데, 본질은 좀 다르다.

노창균 달인은 매일 새벽부터 면 반죽을 손으로 치댄다. 누룽지죽을 만들고, 사과를 손질하고, 탕수육 소스에 넣을 배추를 푹 끓인다. 준비 시간이 영업 시간보다 길다. 재료가 떨어지면 조기 마감한다.

여기서 의심해볼 것이 있다. 69세 노인이 왜 직원을 더 안 뽑고, 영업시간을 안 늘릴까.

답은 단순하다. 손면을 본인 손으로 만들어야 하니까. 다른 사람이 치대면 면의 탄력이 달라진다. 실제로 방문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면이 비정상적으로 부드럽다”는 거다. 일반 중국집 면과 완전히 다른, 국수 같으면서도 쫄깃한 독특한 식감이라고 했다.

돈을 더 벌고 싶은 욕심보다, 자기 손으로 만든 음식만 내겠다는 고집이 이긴 거다.

5천 원짜리 짜장면이 가능한 진짜 계산법

짜장면 5,000원. 간짜장 6,000원. 탕수육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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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기준으로 서울 짜장면 평균 가격이 7,000~8,000원이다. 절반 수준이다. 그런데 양은 일반 중국집 곱배기보다 많다고 한다.

의심스럽다. 이 가격으로 어떻게 유지가 되나.

첫째, 제천 물가. 서울 대비 임대료가 압도적으로 낮다. 둘째, 본인 건물이다. 1983년부터 같은 자리에서 40년 넘게 장사했다. 셋째, 최소 인력. 사장님 부부와 알바 한 명이 전부다. 넷째, 메뉴가 단순하다. 짜장, 간짜장, 짬뽕, 울짜장, 탕수육. 재료 로스가 적다.

결국 이건 “돈을 안 벌겠다”가 아니라 “고정비를 극단적으로 줄여서 싸게 팔아도 남는 형태”를 만든 거다. 56년 동안 같은 방식으로 했으니 가성비 맛집의 원리가 자연스럽게 완성된 셈이다.

방문한 사람들이 갈리는 딱 한 가지 지점

여기서부터 재미있다. 후기를 쭉 모아보면 패턴이 보인다.

“인생 짜장면이다” vs “밍밍하다”

두 부류로 정확히 갈린다. 달다는 사람은 없다. 짜다는 사람도 없다. “슴슴하다”는 표현이 가장 많다.

한 방문자는 이렇게 적었다. “짜장면이면 눈 돌아가는 아이들이 남겼다.” 또 다른 사람은 “약간의 산미가 있고 단맛 별로 없이 고소한 간짜장 소스가 참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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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세대 차이다. 요즘 중국집 짜장면은 캐러멜과 설탕으로 단맛을 강하게 낸다. 여기에 길들여진 입맛이면, 대광식당의 짜장면은 심심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80년대 이전 짜장면을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이게 진짜 짜장면이지”가 되는 거다.

시아버지는 맛있다고 하고, 며느리는 “그냥 잘 먹었다”라고 한 후기가 이걸 정확히 증명했다.

탕수육에 배추를 넣는 집은 여기밖에 없다

탕수육 소스 비법도 같은 원리다.

배추를 푹 끓여서 단맛을 뽑는다. 완전히 식힌 뒤에 사과를 담근다. 여기에도 설탕이 안 들어간다.

방문자들이 한결같이 “소스가 맑다”고 표현한다. 일반 탕수육의 걸쭉하고 새빨간 소스와는 완전히 다르다. 투명한 소스에 사과와 배추가 둥둥 떠 있는 형태다.

그런데 여기서도 호불호가 갈렸다. “간이 심심해서 간장에 찍어 먹었다”는 사람과, “군더더기 없이 맑고 깨끗한 탕수육”이라는 사람. 이것도 같은 원리다. 자극적인 맛에 익숙한 사람에겐 물탕수육처럼 느껴지고, 재료 본연의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감동이 된다.

한 가지 더. 탕수육 한 알 사이즈가 작다. 대신 양은 넉넉하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라서 먹기엔 편하지만, “가성비 탕수육” 기대하고 간 사람은 실망할 수 있다.

제천까지 가서 이 집만 갈 수는 없잖아

대광식당을 검색하는 사람들이 동시에 검색하는 키워드가 있다. “제천 여행 코스” “제천 노포 맛집” “제천 중국집 송학반점”이다.

재미있는 게, 대광식당에서 157m 떨어진 곳에 송학반점이 있다. 60년 넘은 화교 운영 노포 중식당이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나왔다. 대광식당은 생활의 달인에 나왔다. 서부동 골목 하나에 TV 출연 중국집이 두 곳 있는 거다.

둘의 차이점. 대광식당은 한국인이 만드는 옛날식 짜장면. 송학반점은 화교가 만드는 정통 중화요리에 돼지갈비라는 독특한 메뉴가 있다.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된다. 시간이 되면 둘 다 가는 사람도 많았다.

주차는 식당 앞에 3대 정도 가능하고, 맞은편 엽연초 살롱 근처 공터에도 댈 수 있다.

→ 관련글: 성심당 빵 추천, 대전까지 가서 뭘 사야 후회가 없을까 – 지방 맛집 원정은 동선 짜기가 핵심이다.

이 식당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

솔직한 의심을 하나 더 하자면, 사람들이 대광식당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곧 없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다.

69세. 56년 경력. 매일 새벽부터 손으로 면을 치대는 노동. 영업시간을 3시간으로 줄인 것 자체가 체력의 한계를 인정한 결과다.

후계자가 있다는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누룽지 사과죽 비법, 배추 탕수육 소스, 56년 숙련된 손면 반죽. 이게 전수되지 않으면 그대로 사라진다.

2015년 글에서 이미 “사장님 건강상 점심만 영업한다”는 기록이 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문을 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가고 싶다면 미루지 않는 게 답이다.

주의사항

위생에 대한 기대치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여러 후기에서 “노포라 위생은 감안해야 한다”는 언급이 있었다. 다만, 최근 방문기에서는 “사모님이 청결모까지 쓰고 서빙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으니 과거 대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카드 결제가 안 될 수 있으니 현금을 챙기는 게 안전하다. 삼선짜장과 간짜장은 2인 이상부터 주문 가능하다.


Q&A

Q1. 대광식당 영업시간이 정확히 어떻게 되나?
매일 11시부터 14시까지 3시간 영업한다. 일요일은 휴무다.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하니까 11시에 맞춰 가는 게 가장 확실하다.

Q2. 웨이팅이 길다던데 진짜인가?
시기에 따라 다르다. 방송 직후에는 번호표를 쓸 정도로 길었는데, 최근 후기에선 12시에 방문해도 바로 앉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평일 추천.

Q3. 아이들 데리고 가도 괜찮은가?
솔직히 말하면, 자극적인 맛에 익숙한 아이들은 “밍밍하다”고 느낄 수 있다. 설탕이 안 들어간 슴슴한 맛이라서 어른 입맛에 더 맞는 편이다.

Q4. 짜장면이랑 탕수육 말고 뭐가 맛있나?
울짜장이라는 독특한 메뉴가 있다. 바다 맛이 나는 걸쭉한 짜장으로, 일반 짜장면과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다. 짬뽕은 국물이 진하지만 호불호가 있다.

Q5. 주차는 어디에 하나?
식당 앞 골목에 3대 정도 가능하다. 만석이면 맞은편 엽연초 살롱 근처 공터에 주차할 수 있다. 골목이 좁으니 큰 차는 주의해야 한다.


참고 자료

  1. 오마이뉴스 – 당도 높은 제천 사과 “해외에서 인기” – 제천 사과의 높은 당도가 왜 가능한지 지역 농업 배경 설명
  2. SBS 생활의 달인 884회 다시보기 – 대광식당이 처음 소개된 방송 원본 영상
  3. 톱스타뉴스 – 생활의 달인 제천 짜장면 탕수육 맛집, 맛의 비법 뭐길래 – 누룽지죽과 사과 비법 상세 기사
  4. 퀸 – 생활의 달인 은둔식달 제천 짜장면 탕수육 달인 – 83세 주인 할머니 인심과 착한 가격 분석 기사
  5.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 동아시아의 오래된 도시, 노포에서 우리의 자영업 공간을 생각하다 – 노포가 오래 살아남는 원리에 대한 깊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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