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되면 평창 육백마지기 이야기가 소셜미디어를 뒤덮는다. 하얀 샤스타데이지가 초원 위를 물들이는 시기인데,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150억짜리 공사가 올 4월부터 시작됐다. 은하수 전망대, 야생화 테마정원, 안내센터까지 들어서는 대규모 사업이다. 진입로가 간헐적으로 통제될 수 있다는 공지가 떴고, 이 말은 곧 지금 이 모습 그대로의 육백마지기를 볼 수 있는 해가 사실상 올해라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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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화전민 밭이 천상의 화원이 된 사연
원래 여기는 밭이었다. 1960년대 화전민들이 해발 1200m 꼭대기를 깎아서 배추를 심었다. 볍씨 600말을 뿌릴 수 있을 만큼 넓다고 해서 육백마지기라는 이름이 붙었고, 실제로 축구장 6개를 합친 크기다.
토양 유실 문제가 터지면서 2017년에 평창군이 야생화 생태공원으로 바꿨다. 샤스타데이지를 심었는데, 2020년부터 제대로 만개하면서 입소문이 난 거다. 배추밭이 꽃밭이 됐고, 화전민 마을은 연간 수십만 명이 찾는 관광지로 뒤집어졌다.
재밌는 건 이 근처 중앙일보 기사를 보면 안반데기도 똑같은 과정을 거쳤다는 거다. 강릉 안반데기는 60만 평 고랭지 배추밭인데, 거기도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먼저 소문이 나고 나중에 관광지가 됐다. 두 곳 다 화전민이 만든 밭이 결국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당기는 초원이 됐다는 게.

올해 데이지 언제 피는데
2026년은 기온이 평년보다 따뜻해서 개화가 빠를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보통은 6월 초부터 피기 시작해서 6월 중순에서 말 사이에 만개한다. 작년 기준 6월 14일에 약 50% 개화였으니까, 올해는 6월 둘째 주가 적기일 가능성이 높다.
꽃이 활짝 핀 주말에는 하루에 관광버스 50대, 승용차 수백 대가 올라온다는 기록이 있다. 정상 주차장은 36면. 숫자만 봐도 답이 안 나온다. 평일 이른 아침이 답이다. 해 뜨기 직전에 도착하면 사람도 없고 빛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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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전혀 다른 곳이 된다
낮에는 꽃밭이고 밤에는 별밭이다. 해발 1200m 넘는 고지대라 빛 공해가 거의 없어서 맑은 날이면 육안으로 은하수가 보인다. 사진 찍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국내 은하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퇴근 후 차 몰고 올라가서 은하수 보고 내려왔다는 후기가 꽤 있다. 다만 밤에 비포장 산길을 처음 달리면 좀 무섭다는 이야기도 같이 딸려온다. 경사가 급하고 가드레일 없는 구간이 있어서 천천히 가는 게 맞다.
공식적으로 취사와 야영은 금지. 차 안에서만 쉬는 스텔스 차박은 아직 묵인 분위기인데, 올해 공사 때문에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올라가기 전에 알아야 할 현실적인 것들
진입로가 험하다. 미탄면 시가지에서 정상까지 약 10km인데, 급경사에 굴곡 심한 왕복 1차선 도로다. 정상 부근 2.5km는 비포장. 차 바닥 낮으면 긁힐 수 있다. 올라갔다가 그 길로 다시 내려와야 하는 형태라 주말에는 위아래로 차가 막힌다.
평창군이 순환도로를 만들겠다고 하고, 비포장 구간 포장 사업도 추진 중이긴 한데, 아직은 미래 이야기다. 지금 가려면 이 상황을 감수해야 한다.
입장료 무료, 주차 무료, 연중무휴. 화장실은 정상에 한 곳. 그늘 없다. 여름이면 체감 온도는 서늘한데 직사광선은 강하니까 모자랑 물은 꼭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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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억이 바꿀 것과 바꾸지 못할 것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평창군은 ‘청옥산 은하수 산악 관광 허브 구축 사업’으로 150억 원을 투입한다. 은하수 전망대, 야생화 테마정원, 안내센터가 들어서고, 370대 규모 주차장에 셔틀버스 운영까지 계획돼 있다.
사람이 몰리는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아무것도 없이 풍력발전기만 돌아가던 그 텅 빈 고원의 느낌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소셜미디어에서 “지금 가야 하는 이유”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닌 셈이다.
사실 육백마지기가 사람들 마음을 흔드는 건 꽃 때문만은 아니다. 구불구불 험한 길을 뚫고 올라갔을 때 갑자기 탁 트이는 그 순간. 아무것도 없는 바람 부는 초원에 서서 풍력발전기가 천천히 돌아가는 걸 그냥 바라보는 그 시간. 그게 150억으로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올해 정원 공사가 본격화되면 진입로 통제가 잦아질 거라는데, 과연 내년 이맘때 여기는 어떤 모습일까.
Q&A
Q1. 평창 육백마지기 샤스타데이지 만개 시기는?
보통 6월 초부터 피기 시작해서 6월 중순에서 말 사이에 만개한다. 2026년은 기온이 높아 평년보다 빠를 수 있다.
Q2. 육백마지기 차박 가능한가?
취사와 야영은 공식 금지. 장비를 펼치지 않는 스텔스 차박은 묵인되는 분위기이지만 규정이 강화되는 추세라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Q3. 육백마지기 가는 길 위험한가?
급경사, 급커브, 비포장 구간이 있다. 특히 정상 부근 2.5km는 비포장이라 저상 차량은 서행 필수. 밤에는 가로등이 없어 초행이면 위험할 수 있다.
Q4. 주차 자리 잡기 어려운가?
정상 주차장은 36면 정도로 매우 작다. 꽃 만개 주말에는 극심한 혼잡이 반복되므로 평일 이른 아침 방문을 추천한다.
Q5. 안반데기와 뭐가 다른가?
안반데기는 강릉 소재, 60만 평 규모 고랭지 배추밭이 주 풍경이다. 육백마지기는 배추밭 대신 야생화 초원과 풍력발전기가 핵심 풍경이고, 규모는 더 작지만 꽃 시즌의 집중도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