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만장굴이 883일 만에 문을 열었다
제주 만장굴 다시 갈 수 있다. 2023년 12월에 동굴 입구 위에서 지름 70cm짜리 돌덩이가 떨어지면서 문을 닫았었는데, 2026년 5월 30일 드디어 재개방했다. 2년 5개월. 거의 883일이다.
그냥 다시 연 게 아니다. 121억원을 들여서 탐방로 전 구간에 데크를 깔고, 조명도 전부 LED로 바꿨다. 예전에 걸었던 그 울퉁불퉁한 바닥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완전히 다른 동굴 같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금 가면 아직 사람 몰리기 전이라 여유롭게 볼 수 있다.

꼬마 탐험대가 동굴을 찾은 지 80년
올해가 좀 특별하다. 1946년, 김녕초등학교 교사 부종휴 선생이 학생 30명으로 꼬마 탐험대를 꾸려서 이 동굴을 세상에 알렸다. 그게 정확히 80년 전이다. 부종휴 선생 탄생 100주년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이 타이밍에 만장굴을 간다는 건 단순히 동굴 구경이 아니다. 20대 청년 교사가 초등학생들이랑 횃불 들고 7km 넘는 동굴을 네 번이나 탐사한 그 이야기 위를 걷는 거다. 입구에 조형물도 세워져 있는데, 이걸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이 많다.
밖은 30도인데 안은 냉장고다
여름에 만장굴이 더 끌리는 이유가 있다. 내부 온도가 연중 11도에서 15도 사이다. 한여름에 밖이 35도를 넘어가도 안에 들어가면 냉장고 냉장실 온도다. 들어갈 때는 시원하다 싶다가 나올 때는 춥다.
얇은 긴팔이나 가디건 하나 챙기는 게 진짜 중요하다. 반팔에 슬리퍼 신고 갔다가 후회했다는 이야기가 수도 없이 올라온다. 바닥이 데크로 바뀌긴 했지만 운동화는 기본으로 신고 가는 게 편하다.
끝까지 걸으면 7.6m짜리가 기다린다
개방 구간은 제2입구에서 1km 정도다. 왕복하면 약 40분에서 1시간. 그 끝에 뭐가 있냐면, 높이 7.6m짜리 용암석주가 서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사진으로 봤을 때랑 실제로 마주했을 때 느낌이 완전 다르다는 후기가 많다.
용암종유, 용암선반, 용암발가락 같은 것들도 걸으면서 계속 나온다. 새로 교체된 LED 조명이 밝기를 일부러 낮춰서 동굴 본래 분위기를 살렸다고 하는데, 그래서 오히려 더 몰입된다는 반응이다.
→ 관련글: 제주 동쪽 여행 코스 정리, 성산일출봉부터 동선 짜는 법
가기 전에 이것만 알면 된다
입장료는 성인 4,000원. 무료 주차 가능하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인데, 입장 마감이 오후 5시니까 늦지 않게 가야 한다. 매월 첫째 주 수요일은 쉰다.
무료 해설 투어도 운영 중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약 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해설 들으면서 걸으면 그냥 걸을 때보다 훨씬 재밌다. 용암이 어떻게 흘러서 이 모양이 됐는지, 왜 천장에 줄무늬가 있는지 같은 것들을 알려준다.
제주 동부 쪽이라 성산일출봉이나 비자림이랑 묶어서 하루 코스로 돌기 좋다. 만장굴 근처에 김녕 쪽 카페나 맛집도 꽤 있어서 동선 짜기가 수월하다.
지금이 딱 타이밍인 이유
재개방 직후라 아직 본격 성수기 인파가 몰리기 전이다. 폐쇄 전에는 연간 50만 명이 찾았던 곳인데, 여름 본격 시즌이 시작되면 또 줄 서서 들어가야 할 수 있다. 6월 초 지금이 가장 여유롭게 볼 수 있는 시기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게다가 탐방로가 완전히 새로 깔린 상태라 지금 가면 가장 깨끗한 데크 위를 걸을 수 있다. 2년 넘게 못 갔던 사람들이 다시 찾고 있어서, 소셜미디어에 재방문 후기가 하나둘 올라오는 중이다.
80년 전 꼬마 탐험대가 횃불 들고 걸었던 그 길을, LED 조명 아래 데크 깔린 길로 다시 걷는 거다. 다음엔 또 언제 이런 타이밍이 올까.

Q&A
Q1. 만장굴 내부가 진짜 추운가?
A1. 한여름에도 11~15도 정도라 냉장고 냉장실 수준이다. 얇은 긴팔이나 겉옷 하나는 꼭 챙기는 게 좋다.
Q2. 소요시간은 얼마나 걸리나?
A2. 개방구간 1km 왕복 기준으로 40분에서 1시간 정도. 해설투어 참여하면 조금 더 걸릴 수 있다.
Q3.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이 가능한가?
A3. 데크가 새로 깔렸지만 동굴 입구 계단이 가파르고 내부도 경사가 있어서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은 어렵다.
Q4. 비 오는 날에도 갈 수 있나?
A4. 동굴 내부라 비와 상관없이 탐방 가능하다. 오히려 비 오는 날 일정으로 넣기 좋은 곳이다.
Q5. 예약 없이 바로 갈 수 있나?
A5. 별도 예약 없이 현장에서 입장권 구매 후 바로 입장 가능하다. 무료 해설투어도 예약 없이 시간 맞춰 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