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정원박람회가 갑자기 핫해진 진짜 배경
서울숲 정원박람회, 정확히는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5월 1일에 열렸다. 개막 20일 만에 250만 명이 다녀갔다.
그런데 하나 이상한 게 있다. 정원 좋아하는 사람이 갑자기 250만 명이나 생겼을까.
솔직히 아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후기를 보면 답이 보인다. “포켓몬 보러 갔다가 정원도 봤다”, “스타벅스 한정 매장 때문에 갔다”, “포르쉐 팝업 구경하고 성수 맛집 갔다”. 정원이 목적이었던 사람은 생각보다 적었다. 사람들이 진짜 원한 건 ‘볼거리와 찍을거리가 한곳에 몰린 하루짜리 외출 코스’였다.
서울시 입장에서도 솔직히 이건 계산된 판이다. 예산 66억을 쓰면서 단순히 꽃 심어놓는 행사를 할 이유가 없다. 포켓몬, 디올, 벤츠, 카카오, 농심까지 끌어들인 건 관람객 수를 끌어올려야 하는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보라매공원에서 72일 만에 500만 명을 찍었으니, 올해는 1,500만 명을 목표로 잡았다. 목표치를 맞추려면 ‘정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그들도 알고 있었다.
포켓몬 줄이 왜 정원보다 긴지 의심해볼 것
가장 재밌는 현상이 있다. 평일에도 포켓몬 시크릿 포레스트 앞에는 대기 줄이 길다. 반면 국제 작가 정원은 한산하다. 131개 정원이 있지만 사람들 발길은 포켓몬에 몰려 있다.
이건 뭘 뜻하냐면, 대부분의 방문객에게 정원은 ‘배경’이라는 거다. 인생샷 배경, 산책 배경, 데이트 배경. 정원 자체를 보러 온 사람보다 정원을 ‘활용’하러 온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포켓몬 시크릿 포레스트는 6월 21일에 끝난다. 포켓몬 30주년 기념 메가페스타의 일부라서 정원박람회 전체 일정(10월 27일까지)과 다르다. 이 타이밍을 모르고 갔다가 허탕 치는 경우가 꽤 있으니 꼭 기억해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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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인데 왜 사람들은 ‘가성비’를 따질까
입장료는 무료다. 예약도 필요 없다. 그런데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많이 올라오는 질문은 “그래서 뭘 하고 와야 본전인가”라는 류의 것들이다.
무료라서 기대치가 낮은 게 아니라, 무료이기 때문에 ‘시간 대비 만족도’를 더 따진다. 무료 입장이니까 교통비, 밥값, 주차비가 오히려 더 아깝게 느껴지는 심리가 작동한다.
실제 후기들을 보면 만족도가 갈리는 지점이 명확하다. “오후 3시 이후에 가니까 해도 안 뜨겁고 조명도 켜져서 두 배로 좋았다”는 사람과 “한낮에 갔더니 너무 더워서 30분 만에 나왔다”는 사람. 같은 장소인데 시간대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된다.
참고로 7~8월에는 운영시간이 오후 2시부터 밤 9시로 바뀐다. 여름에 가려는 사람은 이 시간을 기준으로 움직여야 한다.
성수동 상권 매출 31% 뛴 건 우연이 아니다
KT가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박람회 기간 성수동 일대 일평균 소비금액이 5억 3,800만 원에서 7억 800만 원으로 31.5% 올랐다. 개막 첫날은 하루 11억 5,000만 원, 결제 건수 4만 8,000건이었다.
이건 서울시 입장에서 정원박람회를 왜 ‘서울숲’에서 하는지 설명해준다. 작년 보라매공원은 주변에 상권이 약하다. 서울숲은 성수동이 바로 붙어 있다. 정원 구경 후 카페, 맛집, 팝업스토어로 자연스럽게 발길이 이어진다. 방문객 입장에서는 하루 나들이 코스가 완성되고, 서울시 입장에서는 지역경제 효과 수치가 올라간다.
30대 방문 비율이 24%로 가장 높고, 증가폭이 가장 큰 층은 40대 여성이다. 이 연령대는 ‘나를 위한 외출’에 돈을 쓰는 층이다. 정원박람회가 이 타깃을 정확히 끌어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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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 투어가 ‘관계’를 만드는 순간
혼자 정원을 보면 “예쁘다” 하고 지나간다. 그런데 도슨트 투어를 따라가면 완전히 달라진다는 후기가 많다.
“이 정원이 원래 경마장이었다는 걸 알고 나니까 완전 다르게 보였다.” 한 블로거의 이 문장이 핵심을 찌른다. 서울숲은 원래 뚝섬경마장이었다. 경마장의 타원형 트랙 형태가 지금 서울숲의 산책로 형태와 연결된다. 이 사실을 알면 걷는 느낌 자체가 달라진다.
도슨트 투어는 매일 운영되고, 약 1시간 소요된다. 한국어와 영어 해설이 있다. 별도 예약은 공식 누리집 QR코드로 가능하다. 외국인 대상 투어는 한복 입은 가이드가 진행하는데, 이게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꽤 화제가 됐다.
밤에 가면 완전히 다른 곳이 된다
낮에 사진 찍기 좋은 곳이라면, 밤에는 분위기 자체가 바뀐다. 정원 곳곳에 설치된 경관 조명이 켜지면 같은 장소가 전혀 다른 공간이 된다.
“야간에 가면 조명 때문에 더 예쁘다 해서 저녁산책 다녀왔다. 벤치가 많아져서 다들 여유롭게 앉아있더라.” 실제 방문자의 이 말처럼, 낮보다 밤이 오히려 여유롭다. 사람도 적고, 온도도 선선하다.
특히 데이트 코스로 야간 방문을 추천하는 글이 많았다. 작가정원에서 잔디마당, 노을 지는 한강 뷰 리버가든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딸이랑 저녁 정원 데이트 갔는데 조명이 어우러져 너무 낭만적이었다”라는 후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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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 가면 진짜 어떤 상황인지
유아차 끌고 갈 수 있다. 서울숲 방문자센터에서 유모차 대여도 된다. 바닥 분수, 생태놀이터, 우레탄 바닥 놀이터까지 있어서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은 충분하다.
그런데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주말에 아이랑 가면 체력전이다. “서울숲 공영주차장 들어가는 줄이 어마무시했다”는 후기가 여럿이다. 근처 건물 주차장을 이용하고 점심 먹어서 할인받는 방법을 쓰는 사람도 있었다.
팁을 하나 주자면, 포켓몬은 아이가 있다면 먼저 가서 등록하고, 대기 시간 동안 주변 정원이나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효율적이다. 그리고 공식 운영시간은 12시부터지만 서울숲 자체는 24시간 개방이라 아침 일찍 가서 산책한 뒤 12시부터 프로그램을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Q&A
Q1. 서울숲 정원박람회 입장료가 있나?
전체 무료 입장이다. 예약도 필요 없다. 다만 포켓몬 시크릿 포레스트 내부 관람은 현장 등록 후 대기가 필요하고, 일부 체험 프로그램은 유료다.
Q2. 포켓몬 시크릿 포레스트는 언제까지 하나?
6월 21일까지다. 정원박람회 전체는 10월 27일까지지만 포켓몬은 기간이 다르니 주의해야 한다.
Q3. 평일이랑 주말 차이가 많이 나나?
체감 차이가 크다. 평일 생활인구 증가율이 25.1%인 반면 주말은 15.3%로, 의외로 평일에도 사람이 많다. 다만 포켓몬 대기시간은 주말이 훨씬 길다.
Q4. 여름에 가면 운영시간이 다르다던데?
7~8월은 오후 2시부터 밤 9시까지로 바뀐다. 여름에는 야간 관람이 메인이 된다.
Q5. 아이 데리고 유모차 끌고 가도 되나?
된다. 서울숲 방문자센터에서 유모차 대여도 가능하다. 놀이터, 바닥분수 등 아이 놀 공간도 곳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