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연등회에 로봇 스님 4대가 나타난 이유
5월 16일 저녁 7시, 흥인지문 앞에 130cm짜리 휴머노이드 로봇 4대가 섰다. 이름은 가비, 석자, 모희, 니사. 석가모니의 자비희사에서 한 글자씩 따왔다.
장삼에 가사까지 걸친 이 로봇들은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나란히 행렬 선두에 섰다. 시민들은 “로봇 스님이다!”를 외쳤고, 로봇들은 합장으로 화답했다. 1,200년 된 축제에 자율주행 로봇이 함께 걸은 건 올해가 처음이었다.
“불교 하면 좀 낡은 이미지가 있는데 신선하다”는 반응이 터졌다. 전통과 미래 기술이 같은 대열에 선다는 게 어색할 수 있지만, 막상 현장에서 보면 그 조합이 묘하게 자연스러웠다는 후기가 쏟아졌다.
올해 주제는 ‘마음은 평안으로 세상은 화합으로’. 10만 개의 연등, 5만 명의 시민, 그리고 로봇 스님. 이 조합이 만든 풍경은 사진으로 담기 어려운 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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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는데 어디서 봐야 잘 보이냐는 질문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많이 올라오는 질문이 이거였다. “명당 어디야?”
결론부터 말하면 조계사 앞 구간이다. 연등 밀도가 가장 높고, 행렬이 마무리되는 지점이라 참가자들의 에너지도 절정에 달한다. 사진도 여기서 찍은 게 압도적으로 잘 나왔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모두가 그걸 안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험자들은 오후 5시 이전에 도착해서 자리를 잡았다. 동대문역 9번 출구로 나와 흥인지문 방향으로 걸으면 행렬 시작점을 볼 수 있고, 종각역 3번 출구 쪽은 행렬 중반부를 가까이 볼 수 있는 위치였다.
작년에 다녀온 사람의 실전 팁 하나. “6시에 동대문 도착해서 먹거리 즐기고, 8시쯤 조계사 쪽으로 이동하면 인파가 살짝 빠져서 오히려 편했다.”
지하철은 1호선·4호선 동대문역, 1호선 종각역, 3호선 안국역. 버스는 당일 오후 1시부터 종로 양방향 전면 통제라 아예 탈 수 없다.
비 오면 취소되냐는 불안감에 대하여
2024년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 그래도 행렬은 진행됐다. 축소되거나 일부 실내로 이동한 적은 있지만, 완전 취소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올해 2026년 5월 16일은 날씨가 맑고 선선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작년, 재작년 연등회 비가 왔었는데 올해는 날씨도 선선하고 공기도 맑아서 다행”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우천 시에는 연등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공지가 뜬다. 얇은 우산이나 판초를 챙기면 비가 와도 그 나름대로 분위기가 있었다는 후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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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데리고 가도 되냐는 부모들의 고민
된다. 단, 시간대를 잘 골라야 한다.
5월 16일 저녁 연등행렬은 인파가 5만 명이다. 유모차 끌고 가기엔 현실적으로 어렵다. 경험자의 조언은 명확했다. “낮에 가야 사람이 적고 어린이들 체험이 많아. 엄청 재밌어.”
5월 17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열리는 전통문화마당이 가족에게는 최적이었다. 조계사 앞길에서 등 만들기, 사찰음식 체험, 법고치기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직접 철사 프레임에 한지를 붙여 연등을 만드는 과정을 즐겼다는 후기가 많았다.
10살 아들을 데리고 나온 한 아버지는 “아이가 등불 하나 들고 행진하는 것만으로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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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이랑 가면 분위기 괜찮냐는 질문
연등회가 데이트 코스로 터진 이유가 있다. 밤에 수만 개의 등불이 한꺼번에 켜지면, 서울 한복판이 완전히 다른 도시처럼 변한다. 별도의 조명 없이도 사진이 예쁘게 나오고, 걸으면서 볼 수 있는 구간이 길어서 대화할 시간이 넉넉하다.
소셜미디어에서 한 사람은 “장거리 연애 중인데 오늘 부산에서 애인이 서울 와. 연등회 보면서 데이트 해야지”라고 올렸고, 댓글에는 인사동에서 익선동, 창덕궁 코스까지 이어가는 동선 추천이 달렸다.
조계사 앞 구간에서 사진 찍고, 인사동 쪽으로 빠지면 카페와 음식점이 밀집해 있다. 연등행렬이 끝난 뒤 보신각 앞에서 분홍색 꽃비가 뿌려지는 순간은 올해도 어김없이 있었다. 그 타이밍에 사진 찍은 커플 사진들이 소셜미디어를 도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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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신자 아닌데 가도 되는 건지 어색함
유네스코가 연등회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이유 자체가 여기에 있었다. “국적, 인종, 종교, 장애의 경계를 넘어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준다”는 게 등재 사유였다.
실제로 연등축제 외국인 방문객 조사를 보면, 참가 외국인 중 상당수가 개신교 문화권 출신이었다. 불교 행사라는 거부감 없이 문화축제로 즐기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스위스에서 온 한 관광객은 지나가다 행렬을 보고 연등을 하나 받아 들었다. “정말 아름답다. 얼른 행렬에 합류하고 싶다”고 말했다. 종교 행사가 아니라 빛의 축제로 경험하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1,200년 넘게 이어진 전통인데, 지금은 종교 색채보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등불 아래 모이는 느낌에 가깝다.
올해 연등회에서 북한 문헌등이 재현된 이유
올해 눈에 띈 것 중 하나가 묘향산 보현사 8각 13층 석탑을 원형으로 만든 전통한지등이었다. 북한에 있는 문화유산을 등으로 재현한 것이다.
연등회보존위원회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의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뉴스에서는 “세상 어둠 걷어내는 화합의 등불”이라는 표현을 썼다.
청계천, 조계사, 봉은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5월 한 달간 전시된 전통등에는 각각 스토리가 붙어 있었다. 그냥 예쁜 등이 아니라 하나하나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부처님오신날은 5월 24일이고, 대체공휴일로 25일 월요일까지 쉬니까 전통등 전시는 그 주까지 계속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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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은 주의사항
교통 통제가 생각보다 넓다. 5월 16일 오후 1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흥인지문~종각 구간 양방향 전면 통제된다. 17일에도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안국사거리~종각사거리 양방향 통제다. 자가용은 아예 포기하는 게 맞다.
인파가 집중되는 오후 7시~9시 사이에 작은 아이를 안고 다니면 위험할 수 있다. 유모차는 행렬 구간에서 거의 사용 불가능하다.
편한 신발은 필수다. 하이힐이나 큰 가방은 피하는 게 좋다. 보조배터리와 얇은 외투도 챙기면 된다.
Q&A
Q1. 연등회는 입장료가 있나?
전부 무료다. 소원등 달기 같은 일부 체험만 소액 유료인 경우가 있다.
Q2. 연등행렬에 직접 참여할 수 있나?
사전 신청하면 연등을 직접 만들어 행렬에 합류할 수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이 열린다.
Q3. 17일 낮에 가도 볼 게 있나?
전통문화마당이 오전 11시부터 열린다. 등 만들기, 사찰음식, 명상 체험 등이 있고 저녁 7시부터는 연등놀이도 한다.
Q4. 주차할 수 있는 곳이 있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종로 일대 전면 통제라 지하철이 유일한 답이다.
Q5. 사진 잘 찍으려면 어떤 장비가 필요한가?
스마트폰 나이트 모드면 충분하다. 삼각대나 셀카봉이 있으면 더 좋고, 플래시는 끄는 게 분위기 있게 나온다.
참고 자료
- 연합뉴스 – “와 로봇 스님이다!”…서울 도심 수놓은 화합의 연등 물결 – 로봇 스님 4대의 행렬 참여 현장을 상세히 다룬 기사
- 연합뉴스 – 이번 주말 서울 종로 일대서 ‘연등회’ 행렬…주요 도로 통제 – 교통 통제 구간과 대중교통 이용 안내 정보
- 한겨레 – 외국인도 연등에 반할까? – 연등회의 글로벌 축제 성장 과정을 다룬 심층 기사
- 경향신문 –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유산 최종 결정된 이유…‘불교만의 행사 아니다’ – 유네스코 등재 배경과 포용성에 대한 분석
- 연합뉴스TV – 로봇스님 앞장 선 연등회…“평안과 화합으로” – 5만 명 참여, 10만 개 연등의 현장 영상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