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연등행렬이 그냥 종교 행사가 아니었던 이유
대구 연등행렬은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열리는 행사인데, 종교 행사라기보다 도심 한복판을 통째로 빛으로 뒤덮는 대규모 야간 퍼레이드에 가깝다. 2026년에는 5월 16일 토요일, 두류공원 2.28자유광장에서 반월당네거리까지 약 4.5km 구간을 5,000여 명이 연등을 들고 걸었다.
정식 이름은 “형형색색 달구벌 관등놀이”다. 대구불교총연합회가 주최하고 대구광역시가 후원한다. 핵심은 이거다.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도로변에 서서 무료로 구경할 수 있다.
연등회 자체가 202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었다. 한국의 전통 축제 가운데 세계가 인정한 몇 안 되는 행사라는 뜻이다. 단순히 등불 들고 걷는 게 아니라, 용 모양 대형 장엄등, 코끼리, 공작새, 심지어 손오공 캐릭터까지 나온다. 밤이라 색감이 더 강렬하고, 장구 소리가 울릴 때마다 길가의 사람들이 환호했다는 후기가 매년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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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에서 밥 먹고 청라언덕역에서 기다린 부부 이야기
한 부부는 서문시장 야시장에서 배를 채우고 달구벌대로 청라언덕역 근처로 이동했다. 행렬 시작 시각은 저녁 7시 30분이었는데, 이미 도로 가장자리는 사람으로 꽉 차 있었다. 겨우 빈자리를 찾아 앉았더니 한참 뒤에 멀리서 소리가 먼저 들렸다고 한다.
연꽃등을 든 외국인, 한복 차려입은 어르신, 심지어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까지 있었다. 행렬에 직접 참여한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와 인사하기도 하고, 자기 절에 놀러오라며 포교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무섭거나 엄숙한 분위기를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축제 그 자체였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오색찬란한 용이 불을 뿜기도 하고 정말 가관이었다”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대형 조형등의 규모가 상당했다. 특히 장구 행렬이 지나갈 때 관람객들이 가장 신나했다는 이야기가 여러 곳에서 반복됐다.
2026년 행렬 코스와 시간, 어디서 봐야 가장 잘 보이는지
2026년 대구 연등행렬의 공식 코스는 이렇다. 두류공원 2.28자유광장을 출발해 두류네거리, 내당네거리, 반고개네거리, 신남네거리, 계산오거리를 거쳐 반월당네거리에서 끝난다. 총 약 4.5km 구간이고, 선두가 출발한 시각은 19시 10분이었다.
구간별로 행렬이 통과하는 데 약 20분씩 걸렸다. 예를 들어 반고개네거리에는 19시 50분쯤 선두가 도착했고, 마지막 그룹이 빠져나간 건 20시 30분쯤이었다. 즉, 아무 구간이나 잡고 서 있으면 대략 30~40분간 행렬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경험자들이 꼽은 관람 명당은 청라언덕역 근처와 계산오거리 부근이었다. 행렬 초반부는 사람이 몰리지만, 중간 구간으로 갈수록 여유가 있어서 아이를 데리고 간 가족에게는 반고개~신남 구간이 추천됐다. 주변 아파트 주민들은 집에서 내려다봤다는 후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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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타야 하나, 차 가져가도 되나
결론부터 말하면 차를 가져가면 안 된다. 19시 10분부터 21시 30분까지 두류네거리에서 반월당네거리 구간이 전면 교통통제됐다. 감삼네거리~두류네거리 구간은 19시 10분부터 19시 50분까지 일반차량 통제(버스만 통과 가능)였다.
소셜미디어에서도 “평소 길로 갔다가 그대로 멈출 수도 있다”는 경고가 돌았고, “통제 시간만 알아도 최소 30분은 아낀다”는 글이 올라왔다.
추천 이동 수단은 지하철 2호선이다. 두류역에서 내리면 출발 지점인 두류공원과 가깝고, 반월당역에서 내리면 도착 지점에서 맞이할 수 있다. 행렬을 따라가면서 보고 싶으면 출발 지점, 한 곳에 서서 기다리며 보고 싶으면 중간 구간이나 도착 지점이 좋다.
풍등 날리기는 이제 안 하나
예전에는 “대구 풍등축제”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했다. 두류공원에서 수천 개의 풍등이 밤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은 장관이었고, 2018~2019년에는 티켓 예매가 순식간에 마감될 정도였다.
그런데 2018년 고양 저유소 화재 사건이 터졌다. 원인이 풍등으로 좁혀지면서 전국의 풍등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다. 소방기본법상 소방서장이 화재 예방을 위해 풍등 같은 소형 열기구 날리기를 금지할 수 있게 되어 있었고, 이후 대부분의 지자체가 풍등 행사를 폐지했다.
대구 달구벌 관등놀이에서도 풍등 날리기는 사라졌다. 2026년 공식 행사 안내에도 풍등 관련 내용은 없었다. 아쉽지만 연등행렬 자체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풍등이 없어도 볼거리는 충분하다는 반응이 많다.
동대사 연등축제도 같이 볼 수 있다
대구에는 연등행렬 외에 또 하나의 연등 명소가 있다. 천태종 동대사다. 대구 수성구 고모동에 위치한 이 절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3만 3천 3백 개의 연등을 밝힌다. 2026년에는 5월 10일부터 24일까지 매일 저녁 7시부터 새벽 5시까지 점등됐다.
종교와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방문할 수 있고, 밤에 가면 절 전체가 연등으로 덮여 있어서 부산 삼광사 연등축제와 비교되기도 한다. “사람 많은 부산 삼광사 말고 대구 동대사 가라”는 추천 글이 소셜미디어에 여러 건 올라왔다.
연등행렬(5월 16일 저녁)을 보고 나서 동대사(5월 24일까지 매일 야간 점등)를 따로 방문하는 코스도 가능하다. 도심과는 조금 떨어져 있어서 차로 이동하는 게 편하다.
주의사항
행렬 구간 도로변에 앉아서 관람할 때, 뒤에서 서서 보는 사람들의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매너가 필요하다. 실제로 “다들 앉아서 보는데 갑자기 길가로 뛰쳐나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불편했다”는 후기가 있었다. 아이를 데려갈 경우 인파가 빠지는 구간과 시간을 미리 계산하고, 돗자리보다는 접이식 의자가 편하다는 팁도 있었다.
Q&A
Q1. 대구 연등행렬은 매년 언제 하나?
매년 부처님오신날(음력 4월 8일) 직전 토요일 저녁에 열린다. 2026년에는 5월 16일 토요일이었다.
Q2.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갈 수 있나?
당연하다. 도로변에서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종교와 상관없이 축제처럼 즐기면 된다.
Q3. 아이 데리고 가도 괜찮나?
괜찮다. 실제로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도 있었고, 행렬에 참가한 어린이들도 응원봉을 흔들며 즐겼다는 보도가 있었다.
Q4. 주차할 곳이 있나?
행렬 구간 주변은 전면 교통통제라 주차가 어렵다. 지하철 2호선 두류역 또는 반월당역을 이용하는 게 가장 편하다.
Q5. 풍등 날리기는 아직 하나?
하지 않는다. 화재 위험 때문에 전국적으로 풍등 행사가 폐지됐고, 대구도 마찬가지다.
참고 자료
- 조선일보 – 소원 들어주는 풍등, 사실은 날아다니는 불덩이 – 풍등 폐지 배경
- 경향신문 –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유산 최종 결정된 이유 – 유네스코 등재 의미
- 중앙일보 – 풍등은 산불·폭발 점화원, 고양화재 여파 공공의 적 된 풍등 – 풍등 규제 전후 상황
- 경북매일 – 부처님오신날 앞두고 대구 도심 수놓은 형형색색 연등 – 2026년 현장 보도
- 대구일보 – 부처님오신날 대구 도심 속 화려한 연등행렬 – 과거 연등행렬 현장 사진 포토뉴스